인스타그램에 새로 생긴 '메모' 기능 아시나요? 공개 계정이라면 모두 맞팔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 공개가 되는 피드나 스토리 기능과는 달리 맞팔로우 중인 사람들끼리 60자 제한의 메시지를 띄우고 볼 수 있다는 점이 그간 선보여진 인스타그램의 기능들과는 다릅니다. 짧은 텍스트를 올리고 사라진다는 점에서 24시간 내에만 게재되었다가 사라지는 스토리의 특징을 입힌 트위터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초반에는 '이제 트위터까지 넘보는 거냐?' 같은 반응도 많았습니다.
사실 SNS 라는 것 자체가 허공에 띄우는 메시지라는 점은 같지만 이 메모 기능은 특히나 이미지나 영상도 없이 60자까지만 가능한 짧고 간단한 텍스트를 허공에 띄운다는 인상이 강하게 들어요. '누가 답변할 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쓴다. 혼잣말.' 이런 느낌이랄까요.
메모 기능 오픈 초반 어수선하던 시기에는 "뭐야?" , "이거 뭐임?" , "이건 뭐지?" 하는 메모들만 주루룩 올라와서 참 귀여웠는데, 금세 이 기능에 익숙해진 인스타그래머들은 곧장 메모 기능의 순기능을 찾아내고는 합니다. "비가 정말 많이 옵니다. 퇴근길 조심하세요." 라고 시의성과 배려를 곁들인 따뜻한 이웃의 마음을 전한다던지. "동래파전 먹고 싶다." , "양념치킨 먹고싶다." 처럼 피드나 스토리에 쓸 정도는 아니지만 지금 막 드는 따끈따끈하고 가벼운 생각을 적어보기도 합니다. (파전 먹을 사람 파티원 모집 되셨다면 좋겠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저는 '심야영화 보고싶다.' 라고 속마음을 올렸다가 동네주민이었던 ㅇㅇ님과 오늘 탑건을 보고 왔어요. (OCN재질 쾌남 영화👍🏼) 충동적인 마음을 올렸는데 함께할 사람이 나타났지 뭐예요. 인스타그램 신메뉴 '메모' 의 순기능을 직접 체험해 본 사례이지 싶어요. 그리고 체험한 순기능이 또 있습니다. 그게 오늘의 본론인데요. (여기까지가 서론이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지난 22호에 마들렌과 휘낭시에의 차이에 대해 설명해드린 이후부터 휘낭시에의 매력에 폭 빠졌습니다. 주로 집 근처 까페에서 서브 메뉴처럼 파는 휘낭시에도 참 맛이 좋지만, 진짜 휘낭시에를 잘 하는 집을 알고 싶다는 욕구 마저 들더군요. 그래서 인스타그램 메모 기능을 활용해보기로 했습니다.
"휘낭시에 맛집 아시는 분~"
집단 지성의 힘이 이런 것일까요? 몰랐던 휘낭시에 맛집들이 하나 하나 제보가 들어오더라고요. 그 중에는 원래 자주 DM(direct message) 를 주고 받던 분들도 있었으나 맞팔만 되어있던 사이인데 이런 정보 공유에는 발벗고 나서주시는 친절한 이웃들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수집하게 된 전국(?)의 휘낭시에 맛집을 공개합니다.
1) 가로수길 에뚜왈
2) 모블러 (특이사항 두 분이나 제보 주심)
3) 연남동 토스티
4) 역삼 로흐
5) 신사 오르랔 베이커리 (특이사항 미친 휘낭시에)
6) 일산 아이오라운지
7) 꼼다비뛰드
추천해주신 분의 코멘트 : 개인적으로는 소금 크로아상(뺑오쇼콜라였나..)이랑 버터갈레트도 강추합니다. 요즘은 모르겠는데, 오전 7-8시 사이에 웨이팅 걸고 오픈 즈음에 다시 사러 가야 해요. 인근 직장인과의 협업 권장합니다. ✨✨✨✨
8) 인천의 메이크라이크
9) 도봉의 사이커피바
10) 도림동 이스트우드
11) 파티세리 아모니
순서는 제보받은 순서입니다. 일단 저는 가로수길 에뚜왈의 휘낭시에를 먹어봤는데요, 아 ! 정말 맛있었습니다. 근본 있는 제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럴 때 보면 성악설 vs 성선설에서 성선설 쪽으로 마음이 기울게 됩니다. 평소에는 가만히 있던 사람들이 좋은 것 알려줄 때는 이렇게 부리나케들 알려주시고 그래요. 그리고 그게 꽤 믿을 만한 정보라는 사실이 확인되니 저는 성선설을 믿게 될 수 밖에요?
그럼 또 언젠가 이 인스타그램 메모 기능으로 제보 받은 좋은 곳들이 생긴다면 슨생님께도 공유드려보겠사와요. (성선설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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