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카팕의 중구난방♨️ 안녕하세요! 에리카팕입니다!
2021년도 잘 떠나보냈고,
2022년 신년도 맞이했고,
설연휴도 잘 보내놓고서,
이제서야 문득 깨달았어요.
"아니, 나 33살이네?"
나이를 먹는 것에는 꽤 둔감한 편인데,
33살은 나이라는 벨트를 한 번 세게 조인 느낌이랄까요~
오늘 중구난방 10호는
'서른 셋 즈음에 하는 고민들'로 꾸려봤습니다.
순전히 저의 개인적인,
그래서 더 공감가실지도 모르겠는 이야기를 전해봐요!
그 안에는 요로코롬 소식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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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모는 안 해도 되지 않아?
* 이 글은 천주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님을 미리 밝혀둡니다.
어릴 때부터 저는 아주 독실한 천주교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저를 가까이에서 지켜 본 오랜 친구는 저를 "천주교 금수저" 라고 불러주기도 할 정도니까요. '금수저'라는 것이 본인의 능력과는 별개로 태어나보니 부모의 재력을 편안하게 대물림 받은 것처럼, 저도 제 개인의 신앙심과는 별개로 모태신앙에 유아세례를 거쳐 부모님의 기도빨을 편안하게 영위하고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설이나 한가위를 보내는 방법도 다른 가정들과는 조금 다르게 저희 집은 제사 대신 가족들이 함께 모여 위령기도를 드립니다. 위령기도(慰靈祈禱)는 세상을 떠난 분들을 위해 바치는 기도인데요, 차례음식을 만들거나 병풍, 제기들을 볼 수는 없지만 돌아가신 조상님을 기린다는 점에서 제사와 의미를 같이 합니다.
이번 설에도 가족들이 둘러 앉아 위령 기도를 드렸어요. 예전 같으면 수첩같은 기도책을 각자 나눠보며 기도문을 읽었지만, 21세기 천주교 패밀리는 각자의 휴대폰에 '가톨릭' 이라는 어플을 설치해 아주 편하게 기도문을 읽었습니다. 어플 내부는 이렇게 생겼는데요, 위령기도는 말 그대로 [여러가지 기도] 안에 포함되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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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위령기도를 드리고나면 여기에 있는 여러가지 기도를 함께 바치고는 합니다. 가족들이 함께 모였으니 가정을 위한 기도도 바치고요, 부모님이 계시니 부모를 위한 기도, 자녀들이 있으니 자녀를 위한 기도도 함께 나눕니다.
그리고 '부부의 기도' 를 시작할 즈음이었어요. 기도시간인 만큼 꽤나 엄숙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이제 중3이 되는 조카가 제 어깨를 두드리더니 작게 속삭였어요. "이모는 안 해도 되지 않아?" 사랑하는 조카지만 순간 짜증이 솟구쳤습니다. "야~ 우리 엄마아빠도 부부야~" 멋지게 웃어넘겨도 모자랄 판에 되도 않는 유치한 응수를 했습니다. 얼마나 옹졸하고 유치하기 짝이 없는 이모같아 보였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때는 정말 짜증이 났지 뭐예요.
의례 있을 법한 일상적인 일로 언니네 부부가 작은 다툼을 하기라도 하면 "이러니까 이모가 결혼을 안 하지~" 가만히 있던 저를 소환해서 이모 둥절 하게 만든다니까요~ 웃겨 증말. 아무래도 저희 조카한테 저는 "결혼 안 한 이모" 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있는 것 같아요. 블랙핑크와 맥도날드를 좋아하는 우리 조카는 꼭 결혼 이슈에서 만큼은 흥선대원군이 따로 없습니다.
글감이 필요한 이모 입장에서는 사랑하는 조카가 이렇게 재미진 에피소드를 만들어 주어서 자랑스럽습니다만, (물론 잠시잠깐 짜증도 났습니다만... ) 부모님이나 언니들, 형부들보다 가족 중 가장 저의 결혼여부에 가장 집중한 가족 구성원이 조카라는 사실은 퍽 인상적입니다. 가장 말랑말랑할 나이, 자극적인 대중문화를 좋아하는 사춘기, 공교육 과정 안에서 성장하고 있는 시기에 '결혼 없는 삶'에 반응하는 것은 아직 다양한 삶의 방식이 공교육에 스며들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저 또한 삶의 방식의 다양성을 이십대 후반 너머에 알게 되기도 했고요.
사회적 분위기라는 것은 위에서 아래 세대로 내리 물림되기도 하지만, 기초적인 교육에서부터 태동하여 자라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나이가 어느 정도 되었을 때 결혼은 해야지." 라는 생각이 사회적인 분위기로 자리잡는 것, 그래서 삼십대 즈음의 미혼자들이 불안전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은 어느 정도 아직 변화에 발 맞추지 못한 정서 교육의 한계가 아닌가 생각도 들고요.
어느 시기에 어떤 걸 해야한다는 가르침보다는 어느 시기라도 좋으니 너가 어떤 사람이고 누구인지 잘 살피고 선택하라는 가르침이 그 자리를 대신 했으면 좋겠습니다.
⬇️ 끝으로 최근에 결혼에 대해서 제가 가장 공감한 영상을 공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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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기다리셨습니다! 지난 8호에서 2편을 기약하고는 2주간의 공백을 갖고, 오늘의 10회에서야 다시 돌아온 출판사 마케터 고보미, 노무사 김현지 선생님의 이야기입니다. 오늘이 더 알짜에요.
(지난 번 소개) 어느 날, 어느 시간 에리카팕이라는 사람이 차려주는 밥을 먹으러 왔다가 새 친구를 사귀고 가시는 분들이 계세요. 오늘 소개해드릴 함바데리카 주인공 분들도 저희 집에서 처음 만나 친구가 된 사이입니다. 이날 이전으로는 노무사, 출판사 마케터라는 서로 다른 일상을 살다가 한 날 한 시에 저희 집에서 만나 친구가 될 운명이었던거죠. 그리고 두 분은 서른살이었습니다.
올해 서른이 되신 분들은 주목! 서른이 지난 분들도 주목! 서른을 앞두고 계신 분들도 주목! 모두 주목해주세요. 모두 공감하실 서른의 고민들. 어쩌면 "자신만의 세계를 건설해가는 여성노동자를 위한 함바집" 에서 '건설해가는' 과정의 단어와 가장 맞닿아있는 나이 서른의 고민들을 들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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팕팕한 삶이라고 하니 닭가슴살 마냥 꽤 퍽퍽해보이는데요, 에리카팕의 요즘 삶이 또 퍽퍽하고 팕팕하기도 합니다. 오늘이 벌써 퇴사한 지 +210일이 되는 날인데요, 그간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180일부터 슬슬 불안의 감정이 찾아왔습니다. 퇴사자의 태평성대는 6개월이 마지노선이었나 봅니다. 아, 해가 바뀐 것도 한 몫 한 것 같고요.
그간 마냥 놀았던 것은 아니지만, 벌어놓은 돈이 있었던 터라 '돈 생각 안하고' 여러가지 재밌는 활동을 많이 할 수 있었어요. 함바데리카도 그랬고 잇어빌리티도 그랬습니다. 순전히 '돈'이 목적이면 할 수 없는 일들이었어요. 그래서 더 열정있고 재밌게 할 수 있었고요. 그런데 다시 말하면, 요리먹구가로서 해왔던 일들은 돈보다 중요한 경험과 깨달음들을 가져다 주고 여러가지 행보를 잇게 해주었지만, 들이는 품에 비해 그렇게 돈이 되는 일들은 아니었습니다. 뭐 아직은요.
불안함은 무리수를 두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이제는 슬슬 다시 예전만큼 돈을 벌어야 하는데!" 하는 마음이 스멀스멀 안개처럼 끼어가고, 벌어놓은 잔고가 꺼지기 시작하니 그간 가득 찼던 긍정에너지가 힘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날씨가 추워서 바깥 산책을 잘 못한 것도 마음을 쪼그라트리는데 한 몫 제대로 한 것 같고 말이지요~?
그래서 요즘은 그런 작아지는 마음에 집중하지 않으려고 하거나 아니면 의식적으로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다시 크게 가슴팍을 팕팕 펴보려는데 시간을 많이 쏟고 있습니다.
팕팕한 삶에서 피신처가 되어준 요즘 읽고 있고, 빠져 있는 콘텐츠들을 소개합니다.
1. 음식을 공부합니다 _ 주영하 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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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정말 음식을 '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책입니다. 음식인문학자인 저자 주영하 선생님이 본인이 음식을 탐구하고 공부하는 노하우12가지에 대해서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해주시는 책이에요. 아이스크림의 '아이스'를 보면 빙과류같지만 '크림' 때문에 "축산물" 범주에 들어간다는 사실도 흥미로웠고, 시대별로 변화하는 품종에 김치의 역사도 달라진다는 것도 아주 흥미롭게 읽없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인 주영하 선생님이 틈만 나면 아주 농담을 하고 싶어 드릉드릉하는 분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는 차분한 문체이지만 군데군데 실소하게 만드는 귀여운 구석이 많습니다. 그런 말투를 가진 분이라 더 추천하는 책이에요. 제가 또 안 웃긴 거 안 추천하는거 아시져.
2. 웃음만큼 요긴한 건 없다고 봅니다. 보고 있으면 기분이 너무 좋아지는 유튜브 채널을 소개해요. 뷰티유튜버 레오제이 채널인데요. 포인트는 레오제이의 친구들이 같이 나오는 영상이 아주 웃깁니다. 요즘 제 웃음버튼. 아니 발작버튼. 너무 웃겨 진짜... 자지러져요.
간단히 소개해드리면,
메이크업 아티스트 레오제이 (E 완전 외향인)를 중심으로 그의 친구들이 출연하는데요,
퀸주호 - 텐션 왕 / 전직 승무원 현 까페 사장 (E)
현석공듀 - 새침떼기 막내 / 눈썹문신 샵 사장 (E)
지오왕자 - 페인트집 아들 / 제일 점잖은 유일한 (I)
아래의 영상으로 입문하시면
손꾸락이 2화 찾아보시게 될거고
알고리즘이 알아서 다른 영상도 물어다줄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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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칭찬팕팕
자아성장 큐레이션 플랫폼 밑미에서 '칭찬 리츄얼'에 참여하고 있어요. 매일 자기 전에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하는 칭찬을 적어보는 리츄얼입니다.
어떤 날은 칭찬할 게 도무지 없어서 세 끼 챙겨먹은 것을 칭찬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긍정을 더하는 텍스트를 가시화하고 박제하는 것만으로도 큰 치유가 되더라고요~
칭찬 리츄얼 말고도 여러가지 리츄얼 프로그램들이 있으니 슨생님도 한 번 둘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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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난방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
오늘의 중구난방은 어떠셨나요?
슨생님의 다정한 응원은 central heating 중구난방의 아주 강력한 연료가 됩니다. ♨️
* 캡쳐 및 인스타 공유는 정말 환영이에요~ 널리 널리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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