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카팕의 중구난방♨️ 안녕하세요! 에리카팕입니다!
작년 TV광고 중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광고가 있어요.
긴 머리의 조여정 배우와 짧은 머리의 조여정 배우가
1인 2역을 펼치는 카셰어 서비스 '피플카'의 광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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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초의 짧은 순간이지만 헤어 스타일에 따라서 목소리와 연기톤도 달라지는 것을 보면 새삼 조여정 배우가 명배우라는 생각도 드는 동시에, 언어유희를 이용해서 참 잘 만든 광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윤여정 슨생님과 함께 했으면 더 어마어마한 광고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하기도 했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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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불렀어?
각설하고,
시작부터 이 광고를 소개한 이유는
이 광고의 키 카피가 오늘의 주제이기 때문이에요.
"당신의 모든 여정"
오늘 중구난방 11호의 키워드는 '여정'으로 꾸려봤습니다.
짧은 여정, 긴 여정 모두 함께 해주세요~
그 안에는 요로코롬 소식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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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기름을 고르는 여정
🚨 참기름이 똑 떨어졌다. 🚨
언제 어디서 고소함을 채워줄 지 모르는 참기름이 이 집에, 단 한 방울도 없는 상황은 요리먹구가로서 용납할 수 없는 비상사태다. 한시바삐 참기름의 빈 자리를 채워놓아야 한다. 참기름을 공수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1. 마켓컬리로 주문한다.
=> 아무리 빨라도 내일 아침에 온다. 탈락.
2. B마트로 주문한다.
=> 참기름만 사면 되는데 다른 것들도 주문하게 된다. 탈락.
3. 근처 마트에 직접 가서 산다.
=> 대기업 참기름은 대충 고소하지만 깊은 맛은 없다. 탈락.
4. 재래시장에 가서 산다.
=> 갓 짜낸 재래시장 기름이 최고지... 당첨.
몇 가지 옵션을 머릿 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니 지금 나에게 맞는 최선의 선택은 가까운 재래시장에 가서 직접 짜낸 참기름을 한 병'만' 사오는 것이었다. 재래 시장에 갈 때 현금 챙기기는 필수. 만원짜리 두 장을 챙겨 시장으로 갔다.
참기름, 들기름은 참깨와 들깨를 잘 볶아, 착유기에 잘 짜내서 만들어진다. 그럼 착유기를 갖춘 곳은 어디냐? 방앗간이다. 그런데 요즘은 재래시장이더라도 '방앗간' 이라는 이름을 붙인 간판을 찾기는 어려우니 다른 품목을 겸비한 곳을 노려봐야 한다. 떡집이 그러하고 묵과 두부를 취급하는 곳 역시 재래식 기름을 노려 볼만하다.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재래시장, 방이시장에는 꽤나 규모가 있는 두부가게가 두 곳이 있다. 두부, 묵을 비롯해 차를 끓이기 좋은 볶은 보리나 볶은 옥수수 등을 판다. 그리고 보란 듯이 매대에 참기름과 들기름들을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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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참기름 : 8,000원
중국산 들기름 : 8,000원
국산 들기름 : 19,000원
국산 참기름 : 25,000원??!!!
중국산 가격의 세 배를 껑충 뛰어넘는 국산 참기름의 가격에서 우리나라 참깨의 품격이 느껴져 감격스럽기도 한 한편, 만원 짜리 두 장을 털레털레 챙겨온 소비자 입장에서는 번민에 든다. 돌아가서 5000원을 더 챙겨올 것이냐, 저렴한 중국산을 살 것이냐... 후자는 가뿐히 제쳤다. 2022 눈 뜨고 코 베이징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편파판정에 분노한 최근의 감정으로서는 1/3 의 저렴함도 속수무책이었다.
그렇다고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는가? 아니다. 오프라인 소비, 재래시장 워킹쇼핑의 백미는 "더 둘러 보고 올게요~" 에 있다. 다행히 시장 안에 기름 병들을 전시한 곳이 또 있었다. 의외로 건어물 가게였다. 건어물 가게 역시 국산과 중국산, 참기름과 들기름 네 가지 기름을 취급하고 있었다. 허나 가격은 엇비슷했다. 두부가게와 단 천원 차이로 국산 참기름은 24000원에 팔고 있었다. 아~ 국산 참기름의 위상은 정말이지... 조금 자랑스럽고, 조금 쓰린 마음으로 "더 둘러 보고 올게요~" 2차 시도를 해본다.
이번에 기름병을 만난 곳은 반찬가게였다. "아 그렇지! 반찬가게가 찐이겠다." 싶었다. 참기름을 갓 짜내는 곳만 생각했는데, 참기름으로 실제 아웃풋을 내는 곳은 생각지 못했다. 나물들을 비롯해 각종 반찬에 참기름은 밥 먹듯이 쓰일 터. 그럼 가격은? 털레털레 들고 나온 만원짜리 두 장으로 커버가 되는 가격! 18,000원이었다. 할렐루야. 그리고 가격 옆에 작게 이런 글귀가 쓰여져 있었다. "시골전라도" 만세! 국산이 확실하다. 사실 중국산 참깨로 전라도에서 짜낸 기름일 수도 있지만 의심은 거두고 일단 가게로 들어가본다.
"아가씨, 뭐 드릴까?"
유난히 체구가 아담하신 사장님이 가게 안 온돌방 같은 곳에 걸터 앉아 계시다가 내가 들어오니 몸을 둥글리듯이 일으켜 다가왔고, 진취적인 그녀의 태도에 살짝 당황한 나는 마스크 안 쪽으로 우물거리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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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도 있어~" 하며 내 손을 덥썩 잡아 끌던 사장님은 가게 안쪽에 있는 박스를 열어 보여주시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작은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이거~ 오늘 짜서 오늘 올라온거야 시골에서." 진실의 미간이었다. 순간 멕시코 마약상의 이야기를 그린, 미국 드라마 <남부의 여왕>이 떠오르며 지금 내 앞에 있는 반찬가게 사장님이 <전라도의 여왕> 으로 오버랩됐다. 그만큼 비장하고 비밀스러운 속삭임에 이 참기름은 여왕님의 자부심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여왕님은 박스에서 참기름 병 하나를 조심히 꺼내 품에 감싸 안으며 "조심히 들고 가야해 아가씨" 라고 당부하시더니, 키친타올 한 장을 뜯어 참기름 병을 감싸고 검은 비닐봉지에 천천히 넣어주셨다. 겉보기에는 조악한 포장이었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포장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뽁뽁이 에어캡을 빽빽하게 둘러 타성에 젖은 동작으로 재빠르게 포장하는 백화점 지하 1층 식품코너의 그것보다 더 정성스럽고 더 안전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2만원 안짝으로 득템한 국산 참기름은 밥에 한 바퀴 둘러 계란 후라이를 올리고 간장 한 수저를 넣어 계란밥으로 먹었다. 고소했다. 꽤 시시한 결말일지도 모르지만, 오늘 이 참기름의 여정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결말보다는 여정에 있다.
모든 순간의 한 방울, 한 방울들은 내가 갖고 있는 지식과 지혜가 총 망라된 여러가지 옵션 중 근거있는 탈락과 타당한 선택을 거친 결과들이다. 그 과정에는 판단할 당시의 감정과 시대 상황까지 버무려져 있으며 때때로 꽤 재밌는 에피소드까지 담겨 있을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자부심 강한 여왕님을 만날 수도 있다.) 참기름 한 병을 고르는 과정에서 조차 말이다. 지금 이 순간도 꽤나 지난한 과정을 거쳐 착즙된 순간일 것이고, 또 다른 어떤 것을 착즙하는 과정 중에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니 모든 순간들을 고소하게 음미하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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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9~10월 함바데리카를 진행할 당시 제가 가장 많이 느꼈던 점은 함바데리카의 슬로건 "자신만의 세계를 건설해나가는 여성 노동자들" 처럼 모두가 본인의 인생의 건축가이자 노동자이고 또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써가는 예술가들이라는 사실이었어요. 회사를 다니든, 프리랜서든, 자영업자든 모두 다 삶을 꾸려가는 과정들이 모두 예술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계신 분들의 이야기는 어떨까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오늘 중구난방에서 소개해 드릴 두 분은 함바데리카의 가장 마지막 차수 피날레를 의미있게 장식하고자 제가 직접 연락드려 모신 분들입니다. 그림을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 일러스트레이터 수수진 작가님, 무용을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 안무가이자 무용가 손지민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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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여정, 윤여정 배우가 같이 나온 사진이 없나 검색하다가 찾은 뜻밖의 여정, 전원주 선생님의 여정을 띄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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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 더보기란에 있는 곡 소개 입니다.
인생을 산다는 것은 단맛만 고를수 없으며, 짠맛, 쓴맛, 신맛까지 모두 경험하게 된다. "여정"은 인생의 쓰린 상처에 대한 아픔, 후회, 눈물 등 여러 감정을 담은 슬로우 템포곡이다. 진한 연기력과 호탕한 웃음소리로 많은 사람들을 울고 웃게 했던 배우 "전원주". 그녀는 성우를 시작하여, ‘식모', ‘가사도우미', ‘어머니‘, ‘할머니‘ 등의 여배우로서는 궂은 배역을 전문으로 하던 배우였다. 첫번째 남편과 29세에 사별하였고 두번째 남편과 재혼을 하였지만, 결국 병으로 사별하였다. 사람들은 그녀를 "짠순이"라고 불렀지만, 그녀는 악착같이 가장으로서 두 아들을 키웠다. 인생의 짠맛, 쓴맛, 신맛을 아는 그녀가 불렀기에 더욱 마음에 와닿는 노래 "여정" 많은 분들의 가슴을 울려줄 노래가 되길 바란다.
전원주 선생님이 음원을 내셨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유쾌한 웃음소리 뒤에 이렇게 구슬픈 인생의 곡조를 숨기고 계신 줄 몰랐습니다. "무너진 내 가슴을 누가 알아주려나." 로 끝나는 이 노래의 마지막 가사는 조금 식상한 가사일 수도 있지만, 인생을 여정을 주제로 하는 노래에서 빼놓기 어려웠던 가삿말이지 싶어요. 그리고 내면의 고통을 홀로 끌어안는 고독함을 표상하는 말 같다는 생각도 들어 왜인지 오래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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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난방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
조여정 , 윤여정 선생님을 비롯해 전원주 선생님의 여정 까지 담은 오늘의 중구난방은 어떠셨나요? 개인적으로 저의 지금 시기가 어떤 여정을 거치고 있는지를 고민하는 요즘이라 '여정'을 주제로 꾸려봤습니다.
슨생님은 지금 어떤 여정을 지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 배를 타고 계신지, ✈️ 비행기를 타고 계신지, 🚌 버스를 타고 계신지 등등 궁금합니다. 답장으로 알려주세요~ 슨생님의 다정한 응원은 central heating 중구난방의 아주 강력한 연료가 됩니다.
* 캡쳐 및 인스타 공유는 정말 환영이에요~ 널리 널리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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