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카팕의 중구난방♨️
안녕하세요! 에리카팕입니다!
슨생님은 2022-02-22에
날짜 캡쳐하셨나여?
여덟 자리 날짜 중에 2가 여섯 번이나 들어가는
기이하고도 기록해놓고 싶은 날짜였는데요,
그래서인지, 2월 22일 2시 22분이나, 22시 22분의 순간을
캡쳐해서 올리시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2가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아마 다시 오지 않을 숫자일 것 같아서
기록하려는 마음이 컸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그랬고요.
전혀 상관은 없지만 2가 많은 엊그제를 보낸
이번 주의 중구난방 주제는 '이입' 으로 정해봤습니다.
222222222222222222입
이런 생각의 흐름이랄까요?
좌우지간,
오늘 중구난방 12호는
제가 '이입'하고 있는 것들로 꾸려봤습니다.
그 안에는 요로코롬 소식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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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로움은 또 다른 무기
😮💨 내 숨을 가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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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로움은 또 다른 무기
🚨 이 글은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완다비전의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분들은 완다비전을 시청한 후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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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진짜 심심하고 외로울 틈이 없겠다."
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모르는 소리. 어디부터 해명해야할 지 모르겠다. 몇 년 전까지는 저런 말을 들으면 괜시리 울화가 치밀기도 했다. "너가 뭘 알아 !🔥" 사실 전혀 화 낼 일이 아니니까 침착하게 설명하자면, 오히려 정확하게 그 반대다. 나는 외로워서 하는 일이 많아졌다. 독립출판도 그렇게 시작했고, 춤도 그래서 추고, 요리도 어쩌면 그래서 시작한 것이라고 우겨넣어 볼 수 있다. 물론 대외적으로 지금의 에리카팕을 만든 것이 외로움이라고 밝힌 적은 없다. 나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했던 시간이 길기도 했고, 그 사실이 부끄럽기도 했다. 나는 좋아하는 게 많아~ 로 포장한 외면 안에는 아무도 놀아주지 않아 나 혼자 뭔가를 많이 좇게 됐다는 내면이 숨겨져 있다.
그런데 얼마 전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완다비전'을 정주행하고 완다라는 캐릭터에 한 껏 이입한 나는 '외로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어쩌면 외로움이라는 것이 인간 행동 동력에 건전한 연료이자 타당한 무기가 되지 않을까. '건전한' 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한 때의 나는 '분노'가 모든 힘의 근원이라고 믿는 시절이 있었기 때문. 가령, 부모의 원수를 되갚기 위해 무언가가 되는 주인공의 클리셰나 "분노는 나의 힘" 같은 말들을 쉽게 답습한 미디어 키즈였던 나는 10대 시절 느꼈던 돈에 대한 분노, 어쩌면 자격지심을 연료삼아 20대를 일궈왔고, 그 이후에는 사람에 대한 분노를 연료삼아 30대가 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는 분노만큼 사람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도 없다고 믿었다. 그러나 분노를 동력 삼아 일군 것들은 지나고 보니 생각이 나지 않을 만큼 중요한 것이 아니었거나 그닥 나한테 소중하지 않은 것들이었다. 대표적인 예로, 적성에는 안 맞지만 남 보기에 그럴듯한 직장이 그것. 7년간 직장을 참고 다닌 이유는 수 만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쟤 보다는 잘 나가야지." 같은 생각을 기저로 하고 있다고 고백해본다. 여기서 "쟤"는 취준 당시 헤어진 남친이 되겠다. BGM : 에일리가 부릅니다.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
반면, 외로움을 동력 삼아 일군 것들은 순전히 내 내면을 관찰하고 발견하게 된 요소에서 시작한다. "인간은 원래 고독하고 외로운 존재야. 사람은 다 외로워." 따위의 말들로 위로되지 않는 외로움에 사무치는 순간, 인간은 비로소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고 자기 자신에게 말을 걸게 된다. 아니면 떠오르는 생각이라도 적는다. 그렇게 만들어진 책이 "도시시"라고 고백해본다. 그 시작은 누군가를 기다리다가 바람 맞은 저녁이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사람을 위해 잘 차려입고, 준비한 시간이 허무했고 비참한 마음에 욕실에 주저 앉아 목 놓아 울고는 몇 자를 끄적였다. 그리고 그 즈음 좋아하던 시티팝 감성으로 그 책을 포장하고 싶었고 어쩌다보니 무의식 중의 좋아하던 것들이 망라되어 하나의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도시시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에리카팕이라는 자아에 좀 더 기대어 외로운 박지윤은 외면할 수 있었다. 외로움이 만든 자아로 외로움을 무찌른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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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다도 그랬다. 극심한 슬픔으로 주저 앉아 내면의 힘을 끌어내던 완다에게서 몇 년 전 욕실에 주저 앉아 울던 나를 겹쳐 보았다. 완다는 시트콤 세계를 만들어냈고, 나는 도시시를 만들었다. 그 이후로 여러가지 활동을 덧대어가며 에리카팕으로 잘 먹고 잘 산다.
* 그래서 완다비전이 뭐길래?
완다비전을 완결한 시청자라면 '완다 비전' 이라는 제목이 중의적인 제목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완다 캐릭터와 비전 캐릭터의 이야기 '완다&비전' 이기도 하지만, 완다의 내면의 세계가 만들어낸 텔레비전 시리즈이기도 하다. 1950년대 시트콤 포맨스로 시작해, 회를 거듭할 수록 80년대, 90년대, 모던 패밀리 같은 2000년대 시트콤 포맷을 표방하며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그 허구의 세계가 만들어진 비밀은 8화에서 밝혀진다. 다시 한 번 스포일링 주의를 하고 이야기를 해보자면, 완다가 사랑했던 비전이 죽기 전 그 둘이 살 집으로 마련해 놓은 집터를 찾아간 완다는 그 자리에서 극심한 슬픔에 빠지고 무릎을 꿇으며 울부짖는다. 그리고는 그 슬픔에 절규하던 완다의 무의식 세계의 마법은 '웨스트뷰'라는 마을을 통째로 납치하기에 이르러, 마을을 자신의 드라마 세트장으로, 마을 사람들을 자신의 드라마의 조연들로 만든다. 사람 하나 내 마음대로 움직이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아는 어른이라면 이게 얼마나 강력한 마법인지 알 것이다. 완다의 무의식 세계가 시트콤을 연출하게 된 것은 완다가 어릴적 가족들과 함께 미국 시트콤을 보는 일이 그녀에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는 배경도 밝혀진다. 이것이 닥터스트레인지 2편 예고편에 나오는 완다의 '웨스트뷰 사건'이며 이 사건 이후로 완다는 마블 세계관에서 가장 강력한 마법사 소서러 슈프림을 뛰어넘는 마력을 소유한 캐릭터로 인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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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ffer 인터뷰
오늘은 제가 인터뷰어가 아니라 인터뷰이로 참여한 영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어디랑 한 인터뷰냐 하면, 가구회사 데스커가 만든 매체인데요, "성장을 위한 질문과 답을 수집하는 미디어" 라는 슬로건으로 오는 3월 2일 창간 될 <differ> 라는 매체와 함께 한 인터뷰입니다. 사실 몇 달 전 저희 집에 6명의 촬영팀과 에디터님, 어마어마한 촬영 장비들이 와서 6시간 넘게 촬영했던 날의 결과물이기도 해요.
영상 인터뷰는 처음 해봐서 어색어색하고 영 차분한 것이 에리카팕 답지 않다는 의견들도 있는데요, 비하인드 스토리를 말씀드리자면, 아침 10시에 작고 작은 저희 집에 촬영장비들과 6명의 스탭 슨생님들이 오셔서 영 죄송하기도 하고, 그런 환경이 낯설기도 했어요. 생경한 장면들이 펼쳐지고 있어서 분명 우리집인데 영 딴 곳처럼 어색했다랄까요~ 호홓 참~
중간 중간 억지 재간을 부려본 순간들도 있으니 영상 인터뷰 보시고 많이 웃어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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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눈 정화가 필요하면 보는 영상을 공유합니다. 일단 한 번 보세요. 44초 밖에 안되는 영상이지만, 다 보고나면 이 영상이 44초 였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말 많은 동작이 담겨 있는 영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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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에 Just Jerk 를 보고 많이 유추하셨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영상의 배경이 되는 공간은 스트릿우먼파이터 팀 YGX의 리더 리정이 몸 담았던 크루이자, 스트릿걸스파이터의 우승팀 턴즈의 리더 조나인이 몸 담고 있는 크루 Jerk Family 가 만든 학원이고요, 앞에서 춤추고 있는 남자분이 이 Jerk Family 의 리더 YOUNG-J (영제이) 입니다.
얼마 전, 9호에서 The Weeknd 의 노래에 홈빡 빠져있다고 고백했었는데, 그의 다른 노래들을 듣고 찾다보니 이 영상이 제 알고리즘에 걸려들었습니다. The Weeknd 의 Take my breath 에 맞춰 마이클 잭슨 스타일의 신사적이고도 절도 있는 동작들을 선보이는데 어떻게 이 영상을 한 번만 볼 수 있겠어요?
44초 알차게 모든 순간이 멋지지만 특히 제가 매료된 부분은 0:16 초 and suddenly ~ 하면서 옷 매무새를 정돈하는 듯한 동작과 0:25 초 Take my breath~ 에서 턴을 도는 동작이에요. 어찌나 재빠른지 트리플 악셀인 줄 알았습니다. 과연 저스트 절크 리더의 춤사위는 이런 것인가 할 정도로 비트는 정말 신나는데 그의 몸은 젠틀한 컨시어지 로봇처럼 정해진 메트로놈과 고조되는 멜로디만을 적절히 안무로 변환하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찐 춤꾼은 이렇게 음악을 침착하게 갖고 노는 것인가 싶어요. 우루룹 / 와우, 우루룹 / 헤이로 대표되는 리정의 춤사위도 어쩐지 맥락같죠? 말 나온 김에 이 둘이 함께 춤추는 영상도 하나 대령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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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사실 저스트 절크하면 리정보다도 조나인이죠. Kendrick Lamar - DNA 에 맞춰 선보인 스트릿걸스파이터 데뷔 무대에서 이미 턴즈가 유력한 우승팀이라는 것을 점친 분들도 많았을 것 같아요. 한 팀이라도 안무의 스타일은 워낙 다를 수 있지만 저스트 절크는 힘의 강도와 절도와 세기를 아주 적절하게 사용해서 소위 #와우포인트 라고 부르는 눈을 사로잡는 화려함은 분명 챙기지만, 요란하다는 생각은 안 들게 하는 정돈됨이 춤 전반에 깔려있어요. 반면, 스트릿걸스파이터에서 '틴'이라는 이름으로 조나인과 한 팀이 될 뻔 했던, 박해림 a.k.a. 하리무의 춤 사위는 넘치는 에너지와 안무의 화려함이 돋보이지만 힘이 컨트롤되고 있다는 인상은 덜 받습니다. 실제 둘의 사이는 좋다고 하지만 왜 춤으로서 한 팀이 아닌지는 그 둘의 춤 영상을 두어개 본다면 백분 이해가기도 합니다. 댄스팀의 스타일을 엿봤는데요,
Take my breath 로 시작해 리정, 조나인, 저스트 절크, 하리무까지 이야기를 늘어놓았네요. 슨생님도 한 번 매력에 빠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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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난방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
시간이 증말 빠르죠? 21년 11월 11일에 1호를 보내드린 것이 엊그제 같은데(리터럴리 엊그제 같아요. 진짜루.)
벌써 12호!! 22년 2월의 마지막 레터까지 보내드렸습니다.
3월 3일 한 주는 쉬어가고요~ 13호는 3월 10일에 13호를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3월호 구독은 아래의 '팕' 로고를 눌러 신청해주세요~ 😉그럼 13호에 꼭 뵈어요~ 꼭이요~
* 캡쳐 및 인스타 공유는 정말 환영이에요~ 널리 널리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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